4월 중순 순천만국가정원
4월 중순, 순천만국가정원에는 다양하고 화려함을 뽐내던 튤립도 점차 사라지고 선명하고 곱기만 하던 철쭉도 빛을 잃어가고 있다. 아무리 화려하고 예쁜 꽃일지라도 10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이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지금은 모란이 활짝 피어나고 바위정원에는 금낭화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리고 장미와 작약이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모란
오늘은 집에서 김밥과 커피를 가져와 철쭉정원에서 소풍 기분을 내며 맛있게 먹었다.
금낭화는 작지만 아주 아름다운 꽃이다. 봄이 무르익는 4~5월, 꽃대가 활처럼 휘면서 여러 송이의 꽃이 피어난다. 줄기 끝에 차례로 피어나고 꽃모양은 볼록한 주머니 모양이다. 아름다운 주머니 꽃이라는 의미로 '錦囊花(금낭화)' 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얀 주머니 속에 암술과 수술이 들어 있다.
둥굴레
모란은 중국이 원산지이며 작약과 활엽 떨기나무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화단이나 정원에 꽃을 감상하거나 뿌리를 약으로 쓰기 위해 심었다. 꽃은 4~5월에 피는데 품종에 따라 백색, 황색, 주홍색, 자색 등이 있다. 모란은 목본식물이지만 작약은 초본식물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품의 봄을~
190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김영랑 시인은 1917년 휘문의숙에 입학했으나 휘문의숙 3학년 때 3·1운동이 일어나 학교를 그만두고 강진에서 의거하려다 체포되어 6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1920년 일본으로 건너가 아오야마학원 영문학과에 입학했으나,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그 뒤 고향에 머물면서 정지용과 함께 박용철이 주재하던 '시문학' 동인으로 참여했다.
물망초는 고산식물이라 키가 작은 것들이 많고 바위 틈 같은 곳에서 잘 자란다. 사랑하는 이에게 꽃을 바치려 했다가 죽음을 맞이한 어느 청년의 영혼이 담긴 꽃이기도 하다.
한 소녀와 사랑에 빠진 청년이 그녀와 강변을 산책하였다. 그는 강 한 가운데 섬에 핀 아름다운 하늘색 꽃을 보고는 그녀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섬으로 헤엄을 쳐 꽃을 꺾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그만 급류에 휩쓸렸다. 그는 필사적으로 꽃을 그녀에게 던져 주면서 외쳤다. '나를 잊지 말아요(forget me not)'
디기탈리스는 다년생 초본으로 유럽의 발칸반도가 원산지이다. 줄기는 높이 50~100cm 정도로 곧추 자라고 전체에 짧은 털이 있다. 꽃은 종처럼 생긴 통꽃으로 무리 지어 피고, 열매는 원추형이다. 제약원료로 사용되는 잎을 얻기 위해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다. 말린 잎은 강심·이뇨제로 쓰인다.
매발톱꽃은 여러해살이 풀로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토종 야생화인데 꽃이 크고 특이하면서도 참 아름답다. 꽃잎이 매의 발톱처럼 구부러져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식물의 수정양식을 보면 자기 꽃가루보다는 다른 개체의 꽃가루를 훨씬 좋아해서 '바람둥이'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다. 매발톱꽃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서 생리와 관련된 질환을 치료하는데 쓰이며 꽃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