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일시:2019년 9월 13일
0 일기예보에 모처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 예보되어 칠보산을 찾았다. 일출을 보려고 5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6시 조금 넘어 정상에 도착했다. 머리 위에는 구름이 있는데 동쪽 하늘은 화창해서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둠을 뚫고 일출전망대에 도착하니 수리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관악산과 삼성산 등 서울 방향의 산들이 보인다.
광교산
멀리 양평의 양자산과 용문산도 보인다
해가 나오고 있다.
칠보산 일출 전망대
화성의 건달산과 태행산
안산의 바다도 보인다.
정상 근처의 휴식처
수원 칠보산은 나에겐 특별한 산이다. 어릴적 뛰놀았던 뒷동산과 닮아서 언제와도 부담스럽지 않고 엄마품처럼 포근한 느낌이 든다. 기운이 없을 때도, 기분이 가라앉을 때도 이 산을 찾으면 치유가 되곤 했다.
사위 녀석이 딸 명의로 저질러 놓은 도박빚을 청산하고 심신이 허탈할 때도 이 산을 찾았었다. 정상에 앉아서 모든 일을 잊어버리자고 다짐하고 내려오다 아래 사진의 위치에 도착했을 때 앞에서 한 사람이 걸어오는데 양 손에 쇠갈고리를 하고 있었다. 섬뜩해서 오른쪽으로 피해서 지나가려고 하니 내 앞을 가로 막으며 자기 배낭을 열고 물을 좀 꺼내달라고 하더니 세 번만 자기 입에 넣어달라고 했다. 물병 하나 열지도 못하는 사람도 산에 다니는구나 생각하면서 마지못해 시키는 대로 했는데 그 일이 있은 뒤 기쁨이 충만하고 힘이 솟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예수님이 나타나 '너는 그만한 일로 그렇게 힘이 없느냐'고 나무라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제 칠보산하고도 작별을 해야 한다. 10월 달이면 순천으로 이사를 간다. 이 곳에 다시 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주 찾지는 못할 것 같다.
상촌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오니 길 주변에 꽃이 많다.
메꽃과의 유홍초
부추꽃
더덕꽃
저녁에 애들하고 닭갈비를 곁들여 술을 조금 마시고 산책을 하고 싶어서 만석공원으로 향했다. 추석 명절을 지내면서 무거워진 몸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운동을 하고 있다.
2019년 한가위 보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