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어떤 부인이 성 빈첸시오를 찾아갔다. 그 부인은 신경질적인 남편 때문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불평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가정이 다시 평화로울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우리 수도원으로 가시오."
"내가 수도원 우물의 물을 퍼주라고 했다고 문지기에게 말하시오. 그리고 남편이 집에 돌아오거든 부인은 그 물을 한 모금 입에 넣으시오. 단, 삼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오. 그렇게 하면 반드시 놀라운 일이 생길 것입니다."
그 부인은 성인이 지시한 대로 실천했다. 남편은 저녁에 집에 들어오자마자 으레 악담과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부인은 즉시 그 기적의 물을 입안에 머금고 새어나오지 않도록 입술을 꼭 다물었다. 그랬더니 아닌 게 아니라 남편이 곧 조용해지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날은 불화없이 평화로이 지나갔다. 부인은 그 비밀요법을 여러 번 사용해보았고, 그때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아울러 남편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부인의 말에 사랑스럽게 대꾸해주기 시작했으며, 부인의 인내와 고상함을 칭찬하기까지 했다.
부인은 남편이 달라진 데 대해 매우 만족하고는 서둘러 성인을 찾아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기적을 일으킨 것은 수도원의 우물이 아니었소. 전에는 당신의 말대답이 남편을 짜증나게 했지만, 이제는 당신의 침묵이 남편을 부드럽게 만든 것이오."
<피에르 르페브르, 바오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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