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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생활

두 생명 구하고 하늘로 간 천사

by 두승 2015. 7. 29.

  2015년 7월 25일 밤 이혜경(소화데레사)씨는 지인 7명과 함께 경북 울진의 왕피천으로 계곡 트레킹을 떠났다. 다음날 오전 5시 30분께 계곡에 도착해 떡국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오는 트레킹을 시작했다.


  수영강사 자격증과 안전요원 자격증을 가진 이씨는 지인들을 일일이 챙기면서 트레킹했고, 마무리 구간의 계곡 물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12시가 조금 지나 근처의 계곡 용소에 등산 스틱을 떨어뜨린 한 남성이 물로 들어갔지만 미끄러지며 모습이 보이지않자 일행인 듯한 여성도 곧 바로 물속으로 들어갔는데 소용돌이가 심한 용소에서 허우적거렸다. 이를 본 이씨는 번개처럼 용소로 달려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스틱 집고 나가요, 살 수 있어요"라고 소리를 지르며 두 사람을 힘겹게 물가로 밀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후 이씨는 움직임이 멈췄다. 심장마비였다. 계곡의 차가운 물이 문제가 되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를 찾은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고인에 대해 늘 어려운 사람을 돕고 봉사하며 위급할 때 생명을 구하는 천사 같은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씨는 작년에도 등산 중 실족한 노인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서 목숨을 구했고, 물에 빠진 딸 친구를 구하기도 하고 무더위 속 차 안에 갇힌 노인을 살려내는 등 사람을 구한 사례는 셀 수 없다고 한다. 서초3동 성당에서 하는 각종 봉사활동은 말할 것도 없고 치매노인센터 주방 봉사, 장애인 아동 수영 강습, 노인대학 봉사 등 고인이 지역에서 해온 봉사활동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런 어머니를 닮은 큰 딸 유빈씨는 한국국제협력단의 일원으로 필리핀에서 장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작은 딸 수빈씨는 지역 아동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수빈씨는 "어릴 때부터 본 건 봉사 활동하는 엄마의 모습 뿐이었다"며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익사하셨다면 정말 슬퍼만 했을 것 같은데, 엄마의 희생으로 두 사람이 살게 됐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


  실천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 말하며 주님께 대한 믿음은 온 몸으로 살아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신 야고보 성인의 말씀을 몸소 실천하다가 생을 마감한 이혜경 소화데레사님의 선종(善生福終:착하게 살다가 복되게 생을 마침)을 기억하며 본받으려 노력하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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