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요, 교육자이며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수필이란 진주를 찾아내는 작가, 연세대학교 명예 교수인 김형석 교수는 어렸을 때 병약해서 어머니가 20살 까지만 사는 것을 봤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몸이 약했다. 하지만 올해 나이 96세인 김형석 교수는 요즘도 곳곳에서 강의를 하고, 방송에도 출연하며, 책도 집필 중이다. 존경스러운 그 분의 강의 말씀 일부를 정리해 보았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분노와 울분이 가득합니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서가 메말라서 그렇다고 봅니다. 너무 성적이나 취업 등 경쟁사회에서 각박하게만 살다 보니 정서의 빈곤이 그런 분노를 가져왔습니다. 외국 명문대에서는 입학 조건이 성적, 운동, 예술, 리더십, 봉사경험 등이고 그 조건 중 하나라도 모자라면 안 뽑습니다. 공부만이 아니라 건강한 몸, 다른 이들을 통솔하면서도 배려할 수 있는 능력, 악기건 그림이건 예술을 통한 정서,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돕고 이해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선진국의 가정교육 특성은 첫째가 거짓말을 하지 말라, 둘째가 남을 욕하지 말라 입니다. 거짓말이나 남한테 함부로 대하는 것은 그저 실수나 습관이 아니라 인격의 병으로 여깁니다. 우리도 가정에서 부터 윤리 교육을 철저히 해야합니다."
만약 인생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느 나이로 가고 싶은가요? 라는 질문에
"젊은 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때는 생각이 얕았고 행복이 뭔지 몰랐기에 60세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 나이에야 생각이 깊어지고 행복이 무엇인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됐거든요. 김태길, 안병욱 교수와는 셋 다 동갑이고 전공도 같아서 친분이 깊었어요. 이젠 두 사람 다 고인이 되었지만 90세까지는 살았어요. 어느 날 우리끼리 ‘계란에 노른자가 있어서 병아리도 나오는데 우리 인생에서 노른자의 시기는 언제일까’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65세에서 75세까지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좋은 시절’이라고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백세가 가까워지는데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로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꾸준히 공부한 것을 꼽았다. 사람은 목표가 없고 한가해지면 자신이 초라해지고 외롭고 쓸쓸해져 정신이 황폐해지고 육신도 점점 쇄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50대까지는 그저 일만 열심히 하느라 건강은 신경도 안 썼다. 그러다 50대 후반에야 운동을 하나 해야겠다고 생각한 후 수영을 선택했다. 나이가 96세지만 아직도 수영장에 운동을 하러 다닌다. 40년이 넘게 매일 수영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일까. 교수님의 얼굴에선 소년 마냥 붉으스레 혈색이 돌고 있었다.
앞으로의 꿈은 당분간은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며 살고, 2년 후에나 한가해질 것 같으니 신문에 광고를 내고 싶다고 하셨다. 98세 된 노인이 혼자 있는데 사랑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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