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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글

두근두근 내 인생

by 두승 2014. 9. 4.

 

   2011년 출간되어 그 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된 김애란 작가의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이 영화로 돌아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인 강동원과 송혜교를 내세워 조로증으로 죽어가는 소년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개봉 전부터 주연인 송혜교와 관련한 악재를 만난점이 아쉽지만 탄탄한 원작과 좋은 배우들, 오랜만에 찾아오는 슬픈 가족드라마라는 점까지 흥행의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영화의 주인공은 조로증을 앓고 있는 아름이(조성목 분). 신체나이는 여든 살 노인이지만 실제 나이는 열여섯의 소년인 아름이는 택시기사인 아버지 대수(강동원 분)와 세탁업체에서 일하는 엄마 미라(송혜교 분)와 함께 살아간다. 아름이와 같은 나이, 열여섯에 아이를 갖고 이제 서른셋이 된 어린 부모 대수와 미라, 그리고 아픈 탓에 일찌감치 철이 든 아들 아름이. 영화는 한 달을 영원같이 살아가는 아름이 가족의 몇 달 간을 스크린에 옮겼다. 희귀병으로 죽어가는 아름이를 지켜봐야 하는 슬픈 시간. 흔히 이런 영화는 정해진 결말을 향해 치달아 관객의 눈물을 빼고 억지감동을 자아내려 하게 마련일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 영화는 조금 다르다. 신파조로 일관하며 억지스런 눈물을 강요하기보다는 간간이 터져 나오는 유머와 경쾌한 음악, 검증된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를 통해 유쾌하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연출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은 결코 작지 않은 장점이다. 무엇보다 주연을 맡은 조성목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주인공인 아름이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영화답게 내레이션이 많이 나오는데, 어린나이 답지 않게 분위기 있는 목소리를 가진 조성목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리 많지 않은 연기경력에도 안정된 표정연기와 절제된 감정표현이 영화 전체에 깊이를 불어넣었다.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남들보다 빨리 늙어가는 선천성 조로증에 걸린 소년 아름이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통해 브래드 피트를 80대 노년의 모습으로 완벽히 바꿔놓으며 화제를 모은 세계적인 특수 분장 전문가 그렉 케놈(Greg Cannom)의 참여로 해결될 수 있었다. 얇은 마스크에 얼굴 주름을 완벽히 표현한 노인분장, 세계적 수준의 특수 분장을 통해 완성된 80살 얼굴의 16살 소년 아름이의 모습과 연기는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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