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지만 쉽게 할 수 없는 여행,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 일주를 다니는 부부가 있다. 38살 동갑네기 김정원, 장소영 부부가 주인공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으로 '세계일주‘를 꼽는다. 이 부부 역시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다니는 게 오랜 꿈이었다. 그리고 1년 4개월 전 꿈을 과감히 실행에 옮겼다. 최소한의 경비와 자전거에 꼭 필요한 짐을 싣고 세계를 누비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에서 시작하여 오세아니아 대륙을 거쳐 남미 콜롬비아까지 왔다. 그런데 이 부부의 자전거가 향하는 곳은 유명 관광지가 아닌 비포장도로, 산길 너머 오지에 있는 농장이다.
머무르고 싶은 농장은 '우프'라는 단체에 회원 가입을 하면 정보를 제공해준다. 우프(Willing Workers on Organic Farms)는 세계 각국의 농가에서 하루에 반나절 정도 일을 해주고, 숙식을 제공받으면서 주변 여행도 즐기고 유기농을 하는 농장의 가정과 한 가족이 되어 농촌 생활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곳이 여러 군데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전라남도 해남에서 한옥을 짓고 녹차 밭을 가꾸며 사는 오근선씨와 마승미씨가 운영하는 설아다원(전남 해남군 북일면 흥촌리)이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향기를 품은 이곳에서 찻잎을 수확하여 녹차도 만들어보고, 부부가 들려주는 판소리와 대금, 풍물가락 등의 전통음악과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우프하우스는 외국인만 무료이고 내국인은 숙박비를 지불해야한다.
여행중인 부부의 남편은 웹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을 했고, 아내는 식품회사 해외 마케팅팀에서 근무했는데 서로가 하는 일에 열중하다 보니 심신은 지쳐가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도 단절되고 돈과 회사의 노예가 되어가는 자신들의 모습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귀농을 결심했는데 농사를 짓더라도 부모님처럼 힘들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좀 더 새롭게 농사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교류도 하고, 즐겁게 사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을 세계의 농장을 찾아다니며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호주의 마늘농장, 칠레의 블루베리농장, 페루의 커피농장 등을 거쳐 이번에 찾은 곳은 콜롬비아의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를 재배하는 농장이다. 3년간의 특별한 여행을 마친 뒤, 시골에서 부부는 우프하우스를 운영하며 농사를 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실 이들에게 세계 일주는 농부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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