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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글

26년 만에 만난 쌍둥이 자매

by 두승 2016. 7. 13.


  1987년 11월 19일, 쌍둥이 자매는 부산에서 태어났다. 미혼모였던 어머니는 서로 다른 입양기관에 아이를 맡겼다. 그 이듬해 '아나이스 보르디에'란 이름을 얻은 아기는 프랑스 파리로, '사만다 푸터먼'은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그렇게 헤어져 양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25년간 각자 살았던 두 자매의 끈을 다시 이어준 건 인터넷이었다. 아나이스는 영화 예고편을 통해 사만다를 알게 되었는데 생김새가 자신과 닮았을 뿐만아니라 생일도 같았다. 즉시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신청을 했다. 지구 반대편 8000㎞ 떨어진 거리를 SNS가 이어준 셈이다. 헤어져 자란 쌍둥이들을 연구하는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의 도움으로 유전자 검사도 받았다.
 


  둘의 이야기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한국 언론과 방송에도 보도되고 책으로도 출판됐다. 둘이 직접 출연하고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트윈스터즈(Twinsters)'는 지난 3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려고 한 계기에 대해 그녀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고 비디오 작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나이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해도 좋으냐고 물었는데 흔쾌히 동의해줘 영화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사만다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드라마를 전공하고, 영화에 출연하는 등 연예인으로 살아가고 있고, 아나이스는 영국 런던 패션학교 센트럴세인트마틴스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둘은 첫 만남 이후 런던과 파리,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울에서 열린 해외 입양아 모임에도 참석했다. 입양 기록에 남아있는 생모의 주민등록번호를 검색하여 만남을 시도했지만 언론에 노출되는 부담 때문인지 출산 자체를 부정해서 생모를 만나진 못했다. 생모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엄마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으리라고 생각해요. 밝게 자란 모습이 엄마에게 큰 위안이 될 것으로 믿어요”라며 생모를 이해하는 쿨 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선영 기자, 데일리투머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