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누적 조회수 5억 뷰를 돌파한 해외홍보 영상 ‘한국의 리듬(Feel the Rhythm of KOREA)’이 커다란 화제가 되고 있다. 정부기관인 한국관광공사가 ‘이날치 밴드’ 음악에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춤사위를 입혀 배포한 영상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정부 홍보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이날치 밴드의 곡 ‘범 내려온다’ 는 국악이나 판소리를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것으로만 여겼던 젋은 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 담양 출신의 이날치(李捺致)는 조선 후기 판소리 8대 명창 중의 한 사람인 이경숙의 별칭인데, 줄타기 등 기예가 뛰어나 날래다는 뜻으로 ‘날치’ 로 불렸는데 그분의 이름을 따서 밴드 이름을 정했다.
판소리 다섯 마당은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인데, 이 가운데 수궁가에서 별주부(자라)가 깊은 병에 걸린 용왕의 약에 쓰려고 토끼를 잡으러 육지에 올라 절벽까지 기어 오른다. 턱주가리가 얼얼하여 토끼에게 ‘토선생!’이라고 부른다는 게 침이 말라 말이 헛나와 ‘호선생!’ 하고 불렀다. 깊은 산중에 기거하던 호랑이가 난생처음 ‘선생!’이라 불러주는 소리에 너무 기뻐 목에 잔뜩 힘을 주고 코 평수를 넓히며 거들먹거리고 산을 내려온다. 북과 소리꾼이라는 간결한 판소리 룰을, 두 대의 베이스와 한 대의 드럼, 4명의 소리꾼으로 배열해서 전 세계 5억 명을 춤추게 한 이날치의 신유진씨는 “판소리로 상업 시장에 살아남는 게 목표였어요. 취미처럼 시작한 일이 판이 엄청나게 커져 버렸죠.”라고 말한다.
‘범 내려온다’는 국악과 힙합의 두 고리를 모순이 없도록 연결한 새로운 고리의 창작이다. 이날치 밴드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힙하고 가장 핫한 밴드로 꼽힌다. 이날치 밴드 보컬은 전원 서울대 국악과 출신의 판소리 전공 소리꾼인 안이호를 중심으로 권송희, 신유진, 이나래로 구성되어 있다. 베이스 장영규는 ‘좋은 놈, 나쁜 놈’, ‘전우치’ 등 영화 음악의 달인이다. 혹여 판소리의 바탕이 흐트러질까 염려되어 베이스 기타 두 대와 드럼만을 참여시킨 주도면밀한 악기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유의 리듬감을 살려 장단과 추임새를 넣어 주는 현대적 감각의 고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보컬도 래퍼가 된 양, 판소리 가사를 랩처럼 빠르게 뱉어내 국악이 랩처럼, 랩이 국악처럼 와 닿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무시로 꺾이는 창법과 몸이 막대기처럼 움직이는 이른바 ‘좀비 춤’은 그냥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신이 난다. 엄청난 인기로 최근 인기 TV 프로그램의 많은 초대를 받은 이날치의 스케줄은 올해 말까지 방송·라디오 출연, 공연 등으로 가득 차 있다. 박철홍, 담양자치신문
'범 내려온다'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B_X7n0AaL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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