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때 교통사고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은 박항승씨.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넘긴 끝에 겨우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몸이 커지며 상처 부위의 자라는 뼈를 깎아내는 고통도 견뎠지만, 고등학교 시절엔 주변의 편견으로 너무 힘들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금은 펄펄 난다. 장애인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이자 등산, 수영, 싸이클 등 못 하는 것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의족(義足)을 하고 설악산 대청봉(1,708m)에 동생과 함께 오르기도 했다.
이런 항승씨를 세상에 둘도 없는 로맨티스트로 다시 태어나게 해준 소중한 인연이 여자 친구 권주리씨다. 그동안 주리씨는 누구보다 든든한 응원군으로 항승씨 옆에 있어 주었고, 그 격려에 힘입어 항승씨는 더욱 긍정적이고 도전 정신 넘치는 에너자이저가 됐다. 두 사람 이야기는 2013년 9월, 인간극장 '내 연인의 모든 것' 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졌다.
인간극장 재방송을 보다가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았다. 그녀는 블로그(사랑에 장애가 있나요), 유튜브(항승주리), 책(사랑에 장애가 있나요)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 그들은 2015년 2월 결혼을 했고 귀여운 딸을 낳았다. 장애를 바라보는 편견 앞에서 더욱 당당하고,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개척하고, 사랑에 장애가 있을지라도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어서 김주리씨가 쓴 책을 주문했다. 에세이 '사랑에 장애가 있나요'는 마냥 감동적인 스토리가 아닌 항승과 주리만의 사랑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항승을 위해 헌신하는 주리가 아닌 서로에게 필요하고 깨달음을 주는 존재가 되는 과정을 담아 감동적이다. 특히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감추거나 꾸미려 하지 않고 솔직하다. 그리고 자기 자신과 사회에 당당한 멋진 사람이다. 책은 작지만 알토란 같은 내용이 가득해서 책값이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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