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탐방일시:2025년 6월 10일
0 며칠 전 소설 '선학동나그네'를 읽고 이청준 작가의 생가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먼저 천관산 산행을 하고 근처에 위치한 생가와 선학동에 가보기로 했다. 이청준 작가의 생가는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 475번지에 위치해 있는데 생가 입구에 주차장, 화장실, 카페가 잘 갖추어져 있다.

이청준 작가는 1939년 이곳에서 태어나 대덕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후 광주서중, 광주제일고, 서울대 독문과에서 공부했다. 어찌보면 엘리트 코스를 밟은 행운아라고 볼 수 있지만 가난한 시골 소년이 도시에서 부잣집 아이들과 어울려 공부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고, 가난에 찌들어 빈곤하게 사는 부모를 지켜보며 많은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마루 앞 다듬잇돌이 정겹다.

삶의 출발이 남루해서 가지게 된 부끄러움을 에너지로 삼아 소설 창작에 매진한 결과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40여년간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은 이청준의 소설 '선학동나그네'를 원작으로 해서 만든 작품이다. 천년학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감독의 100번째 작품이라는 사실 때문에 영화계 안팎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천년학'의 내용은 1993년 상영된 '서편제'의 속편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게 됐다.

'서편제'의 주인공인 송화와 동호가 '천년학'에서도 역시 주인공일 뿐 아니라 '서편제'의 오정해가 송화로 출연하고 '서편제'와 마찬가지로 판소리를 소재로 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서편제'와 비슷하지만 약간의 변화를 가미했다.

남남이지만 소리꾼 양아버지에게 맡겨져 남매가 된 송화와 동호. 서로의 소리와 북장단을 맞추며 자라난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갖게 된다. 동호는 마음 속 연인을 누나라 불러야 하는 괴로움을 견딜 수 없어 집을 떠나 버린다.








천년학 세트장은 옛날 주막이 있던 자리에 그모습을 재연한 것이다.


마치 학이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는 듯한 뾰족한 봉우리가 관음봉이다. 그 산자락에 선학동이 자리하고 있다. 예전엔 마을 앞 포구에 물이 차고, 노을이 지면 산그림자가 금빛으로 물결치며 학의 형상을 한 채 물 위로 날아다니는 것 같아서 마을 이름이 선학동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간척지가 만들어지고 포구는 논으로 바뀌었다.

소리꾼 여인이 20여년 만에 포구가 사라진 선학동을 찾아 들어 날마다 밀물 때를 잡아서 소리를 하였는데, 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을 사람들은 옛날의 비상학이 다시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송화를 찾아 제주도와 진도 등지를 찾아 헤매던 동호는 선학동을 찾아와 주막 주인에게서 누나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주막 주인은 자신을 찾는 동생이 이곳에 찾아오거든 자신은 학이 되어 날고 있으니 더 이상 고생하며 나의 종적을 뒤쫓지 말고 마음 속에만 담고 편하게 지내라고 했단다.

'서편제'가 힘겹게 살아가는 소리꾼 가족의 한을 그렸다면 '천년학'은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동호와 송화의 못다 이룬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천년학 세트장 옆에는 10여 대의 차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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