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는 동정녀인가?>
예수님께서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율법학자들을 준엄하고 신랄하게 꾸짖고 계실 때 마침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찾아온 목적은 명백했습니다. 공생활을 시작한 예수님의 언행이 거침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군중들을 향해 던지는 한 말씀 한 말씀이 꿀처럼 달콤했고 새로웠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비록 꺼져가는 권력이지만 유다 교회 고위층들의 심기를 긁어놓는 ‘심한’ 말을 서슴지 않고 내던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가족으로서 당연히 걱정이 컸겠습니다. 밥이나 먹고 지내는지, 몸이 상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 같았을 것입니다. 예수님 신변은 안전한지, 건강은 잘 챙기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일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형제’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요셉과 마리아 사이에 또 다른 자식들이 있었다는 말일까요? 성서학자들은 여기에 대해서 다양한 추측들을 내어놓았는데, 가장 신빙성 있는 답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같은 배에서 태어난 친형제가 아니라 사촌 형제로 추정됩니다. 구약성경에서도 사촌에 해당되는 단어 대신 형제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히브리어나 아람어에서는 사촌을 지칭하는 적절한 표현이 없기에 종종 ‘형제’라는 단어로 대체하곤 했던 것입니다. 요한복음 19장 26절 이하를 살펴보면 이러한 논리를 보다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십자가 위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직전에 당신의 어머니 마리아를 다른 누구도 아닌 제자 요한에게 부탁하십니다. 만일에 예수님의 친형제가 있었다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요?
<성모상은 우상인가?>
성모상은 개신교 신자들이 말하는 우상이 아닙니다. 우상은 그 상 자체가 신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성모상은 그 자체가 신적인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물로서 기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성모상 자체를 공경하는 것이 아니지요. 하느님께 공경을 드리기 위해 성상과 성화와 같은 상징물들이 초대교회 때부터 생겨났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육 받지 못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신앙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성서나 구원역사의 내용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시각적인 교육 자료가 효과적이었고, 그래서 여러 가지 동상이나 그림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성모상이나 성화, 십자고상… 이런 것들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표현하는 상징물입니다.
<하느님께도 중재자가 필요한 것인가요?>
우리는 어떤 일이 있을 때 신부님께 찾아가서 기도를 부탁합니다. 이것은 성직자의 기도가 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성모님께 우리를 위해 빌어달라는 기도 역시 성모님의 기도가 어느 누구의 기도보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믿음이 강한 사람이 믿음이 약한 사람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로마 15,1-6) 이러한 믿음이 ‘성인들의 통공’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듯이, 하늘에 계신 성인들께도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초창기 신자들은 성모님께 기도하기 시작했고, 종교개혁자들인 루터나 츠빙글리도 성모송과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우리가 성모님께 기도하는 것은 성모님께서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 계시고, 성모님의 청을 예수께서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이러한 성모님의 역할을 확신하고 성모 마리아를 ‘예수님과 인간의 중재자’로 부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중재자라는 본래의 명칭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해당됩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과 인간의 유일한 중재자이시기 때문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중재는 그리스도의 중재직에 참여하고 협력하는 종속적인 중재입니다.
- 양승국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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