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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여

여보! 내 손을 잡아요.

by 두승 2013. 8. 9.

  

   지난 7월 22일 KBS 인간극장에서는 인천광역시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김효근(필립보)씨와 김미순(아네스)씨, 53세 동갑내기 부부의 달리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28년 전 산행을 즐겨하는 아가씨를 2년간 구애 끝에 결혼한 효근씨, 그런데 아이를 낳고 1년 후 미순씨에게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베체트병, 10년간 서서히 시력이 나빠졌고, 아픔과 절망 속에 살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힘든 미순씨를 살린 것은 바로 남편, 희미한 빛만을 감지하는 미순씨지만 남편과 함께 달리면서 세상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되고 웃음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지난 10년간 미순씨는 마라톤에 빠졌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 달리고 또 달리며 시련을 이겨낸 것입니다. 힘들 때 옆을 바라보면 언제나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효근씨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라톤 풀코스 완주 100회 달성, 100km 이상 울트라 마라톤 44회 완주, 부부는 두 손을 잡고 달릴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세워나갔습니다.  이제 다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합니다. 땅 끝 해남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622km를 150시간 만에 완주해야하는 ‘울트라마라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에 100km를 6일 동안, 마지막 날은 22km를 뛰거나 걸어서 이동해야하는 강행군---.


   시작 첫날부터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빗물에 발은 부르트고, 몸은 무거워졌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포기자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아내의 손을 놓지 않고 달리는 효근씨는 아내의 눈이자, 동반자이고 안내자입니다.  “대회 중반 남편이 저를 도와주다가 돌멩이를 밟고 미끄러져 허리를 다쳤어요. 남편은 대회를 포기했지만 저 때문에 통증을 참으며 손을 잡고 달려 줄 때 저도 중단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계속하라고 간곡히 부탁해서 울면서 주님께 의지하며 달렸어요.”  


   남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는 교우 정수옥(마르코)씨가 같이 달려줬습니다. 딸(엘리사벳)도 행사 기간 도우미 역할을 했지만 마라톤 참가자 외에는 누구도 손을 잡아줄 수 없기에 하느님께 무사히 완주할 수 있도록 기도를 바칠 뿐이었습니다. 해남에서 광주, 전주, 대전, 충주를 지나 강원도 고성까지 622km를 148시간 25분 동안 달려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2011년 한반도 횡단(강화군 창후리⇒강릉시 경포대 해수욕장) 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308km를 63시간 33분 동안 달려 완주했고 2012년 대한민국종단(부산 태종대⇒문산 임진각) 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537km를 125시간 12분을 달려 완주했는데 올 해 대회까지 힘든 3개 대회를 무사히 성공했기 때문에 울트라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미순씨는 시각장애인으로 울트라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활기찬 생활을 위해 달리는 미순씨, 너무 감동적이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계속 웃음 잃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