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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방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by 두승 2013. 8. 10.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4년이 다 되어 간다. 마지막까지도 그는 우리들에게 '행동하는 양심'을 일깨워주고 떠났다. 김대중 대통령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독재 권력은 그를 뿔 달린 괴물, 또는 공산주의자, 심지어 불구대천의 원수라는 이미지 조작을 통하여 한 인간을 파괴했다 

  만약 그가 19971218일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그의 참다운 모습을 보지 못하고 독재자들이 그려준 초상화만 기억하였을지도 모른다. 누가 오늘날까지 정의를 불의로 믿게 만들었는가. 뻔한 거짓말을 참말로 믿게 만든 이 무서운 현실이 아직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심지어 김대중 대통령의 2000년도 노벨평화상마저 스웨덴 한림원에 로비하여 수상했다는 날조된 정치공작을 당시 대통령인 그에게 정면으로 시도한 것은 국가의 수치였다.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정치적 반대자들이 김대중 대통령한테 노벨평화상을 주면 안 된다는 탄원서가 끈질기게 접수 되었을 뿐이라고 밝히면서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이러한 행태가 독재 권력에 길들여진 세력들이다. 그들에겐 민족이나 국가의 수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정치지도자와 평론가들이 위대한 인물로 존경하는 분을 같은 나라에서 중상 모략하는 세력들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행동하는 양심'은 먼 옛날의 구호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행동 강령이다. '이불 속의 독립 만세'라는 말이 있다. 누구는 이불 속에서라도 독립 만세를 부른 것은 안 부른 것보다 낫다고 말할지 모른다. 이것은 궤변이다. 그런데 이런 궤변을 가지고 논쟁을 하려 한다. 우리의 현실 정치가 궤변의 현란한 수사학을 펼치고 있다.

  우리는 '행동하는 양심'을 우리에게 깊이 각인시켜 준 김 대통령이 새삼 그리워진다. 심훈의 '그날이 오면'이라는 시는 우리에게 조국의 해방과 독립을 일깨워 주었다. 마찬가지로 김대중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말은 민주화 투쟁의 선언이자 각성이었고 이 나라의 민주화의 기폭제였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비겁자의 양심이거나 진정한 양심에 속할 수가 없다. 불의를 보고 머뭇거리거나 외면을 하면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다. 군사독재시절 일련의 긴급조치가 발효됐을 때와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폭도들의 난동이라고 매도했을 때 우리 대부분은 침묵으로 동조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독재 권력에 분연히 맞서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가 역설한 '행동하는 양심'은 진정한 교훈으로 우리에게 각인되는 것이다

 

위대한 지도자 김대중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이 시대의 '트랜스포머(transformers)', 즉 위대한 지도자 11인에 선정해 소개했다. 뉴스위크는 조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변혁을 이끈 정치인을 '트랜스포머'로 선정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계속된 암살 위협에도 불구, 평생 민주화에 헌신했고 1997년 대통령에 당선돼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여야간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뤄냈으며, 재임 때 아시아 금융위기의 나락에서 한국을 구출했다고 덧붙였다.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해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업적도 높이 평가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극심한 인종차별주의로부터 해방시킨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실용주의 노선으로 중국을 세계 열강 대열에 올려놓은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 브라질 민주화 이후 최초의 좌파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순위에 들었다. 이 외에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헬무트 콜 전 서독 총리, 가말 압델 나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 세이크 자에드 빈 술탄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초대 대통령, 조모 케냐타 케냐 초대 대통령이 '트랜스포머'11인에 꼽혔다.

 

인동초

                    :김현호

모진 겨울 칼바람에도

잎을 떨구지 않고

인고의 세월을 지나는 동안

행동하는 양심으로

사셨던 임이여!

 

늦게 온 임의 계절

햇볕 따사로운 날

인동꽃 청초하게 피어

향기로운 그때

 

나라사랑, 민족사랑

평화의 물꼬를 트고

무지갯빛 통일의 꿈

겨레의 가슴, 가슴에

포근히 안겨주신 임이여!

 

다섯 번,

험난한 생사의 고비를 넘고서도

민주주의와 인권

통일과 포용의 철학으로

용서와 화해를 실천한

평화의 대통령!

 

민주와 통일을 향한 여정

남은 자의 숙제로 남기시고

비방과 중상과 모략이 없는

영원한 생명의 나라

찬란하게 빛나는

주님의 나라에서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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