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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글

92세 할머니 선생님

by 두승 2014. 1. 11.

 

  92세 할머니가 수채화를 열심히 그리며 주위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 한글 점자 창안자 송암 박두성 선생의 둘째 딸로 태어나서 경성여자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인천 제2공립학교에서 3년간 교사로 근무하였다. 남편 유영호와 결혼하여 슬하에 41남을 두었는데, 이 다섯 자녀들이 태어나서 자라가는 동안 육아일기를 직접 쓰고 그렸다. 그 육아일기는 200012, KBS 일요스페셜 박정희 할머니의 육아일기라는 다큐멘터리로 소개된 바 있다.

 

 

  평생 수채화 같은 인생을 살아온 그녀는 67세에 화가로 정식 데뷔하고, 연이어 공모전에서 수차례 입선과 특선을 거듭하며 수채화가로서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다. 그 후 여러 차례 국내외 개인전을 비롯해 맹인들을 위한 전시회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금은 인천시 동구 화평동에서 평안 수채화의 집이라는 현판을 걸고 일반인들을 위한 수채화 교실을 열어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전파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아팠다가도 그림만 그리면 싹 낫는다는 요즈음에도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듯 날마다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할머니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것은 그림이 아니라 사랑인 듯 했다. 30년 넘게 운영한 화실에는 붕어빵 만드는 아주머니, 공장 노동자, 평범한 주부, 학생 등 적잖은 사람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그녀가 이렇듯 노년에 이르러서도 창작활동과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비결은 평생을 온실 속의 화초가 되기보다, 안주하지 않고 쉼 없이 창조적인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흔이 넘은 그녀가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을 선보이며 생생하고 아름다운 꽃 내음이 맡아지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경성여자사범학교 시절 간단한 미술 수업을 받은 것 외에는 본격적인 화가 수업을 받은 바 없이 평생을 스스로 깨우치면서 그려온 수채화 그림들이 이제는 그 어떤 전문가나 화가의 그림보다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미를 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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