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상이나 성화, 십자고상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표현하는 상징물이다. 하느님께 공경을 드리기 위해 성상과 성화와 같은 상징물들이 초대교회 때부터 생겨났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을 몰랐기때문에 이들에게 신앙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성서나 구원역사의 내용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시각적인 자료가 필요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동상이나 그림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되었다.
성모상은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과 신심을 위해 만들어졌다. 성모상은 하나의 상징물로서 기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우상은 그 상 자체가 신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성모상은 우상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성모님께 저희를 위하여 빌어달고 기도를 청하는 것은 성모님께서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 계시고, 성모님의 청을 예수님께서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성모상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에 협력하는 성모 마리아의 다양한 모습이 여러 가지로 묵상되고 반영되어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또한 1800년 이후로 루르드나 파티마와 같은 곳에서 일어난 성모 발현을 계기로 그 때 증언한 성모상이 추가되어 더욱 다양한 모습이 되었다.
루르드 성모상은 1858년 프랑스 루르드에서 발현한 성모님의 모습을 재현한 것인데 각 가정에 모셔둔 소형 성모상과 성모동굴의 성모상은 대부분 이러한 모습이다. 머릿수건과 옷은 모두 흰색이고, 푸른색 허리띠를 두르고 있으며, 묵주를 오른쪽 팔에 걸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발등에는 장미송이가 놓여있다. 국내에 루르드 성모상이 많이 보급된 이유는 한국에 가장 먼저 진출한 파리 외방전교회의 영향 때문이다.
뤼드박 성모상은 레지오 마리애의 회합에 사용하는 성모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성모상이다. 은혜의 성모상 또는 모후의 성모상이라고도 부르는 이 성모상은 1830년 프랑스 뤼드박에 발현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다. 뤼드박의 성모상은 양팔을 펼친 모습으로 머리에는 흰 수건을, 어깨에는 푸른 망토를 두르고 발아래에는 지구를 감싸고 있는 뱀을 밟고 있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메달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성화, 성상의 형태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파티마 성모상은 포르투갈의 파티마에서 1917년 5월13일부터 6번에 걸쳐 루시아, 프란치스코, 히야친타라는 어린 목동들에게 발현하셨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하얀 수건을 쓰고 흰옷을 입고 있으며, 가슴에 금색지구 모양의 목걸이를 하고, 두 손은 묵주를 걸은 채 합장하고 있다. 또 두 발은 구름을 밟고 있으며, 구름 아래에는 참나무 가지들이 늘어져 있다.
이 밖에도 1931년 멕시코 과달루페에서 인디언 여인의 모습으로 발현한 과달루페의 성모상, 1933년 벨기에 바뇌에서 루르드 성모와 비슷하지만 머리를 약간 왼쪽으로 기울인 모습으로 발현한 바뇌의 성모상 등이 있다.
이전에는 세계 곳곳에서 발현한 모습의 성모상을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종교 미술의 발달로 한국인의 특징적인 얼굴표정과 미학을 형상화한 성모상이 보인다.
남양성모성지에서는 ‘남양 성모상'을 만날 수 있다. 오상일(프란치스코) 작가가 제작한 3.5m 높이의 성모상은 여느 성모상과 달리 머리 수건을 쓰지 않고 단아하게 머리를 묶고 있으며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하여 전체적으로 한복이 지닌 아름다운 선을 강조하여 조각하였다. 두 팔을 벌린 성모상의 모습에서 ‘엄마’처럼 포근함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구산성지의 성모상은 왕관을 쓰고 오른손에는 지시봉을 들고, 왼팔로는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인데 당시 서울대학교 미대학장이었던 김세중(프란치스코) 교수의 작품이다.
신학자들은 “성모상과 같은 성물 자체를 공경의 대상으로 삼거나 은총을 내려주는 신비체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성물은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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