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신년카드에 핵무기 피해자들의 애절한 모습을 새겨넣었다. 교황이 연말연시를 맞아 인쇄를 지시한 카드에는 1945년 미군의 원자폭탄을 맞은 일본 나가사키에 있던 한 소년의 사진이 새겨졌다. 영아로 보이는 숨진 동생을 업은 소년이 화장터 앞에서 장례 순서를 기다리며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사진은 2차 세계대전 때 원폭이 투하된 뒤 현장을 찾은 미국 해병대의 사진사 조 오도널이 촬영한 것이다.
교황이 연말연시에 배포될 특정한 이미지를 직접 선택한 것은 처음이라서 그 메시지는 현재 한반도 상황과 특별히 관련성이 있는 것 같다. 교황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강행, 미국 행정부 안팎의 군사옵션 거론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교황은 지난달 25일 성탄절 공식 메시지에서 한반도 대치 상황을 우려하며 신뢰증진을 따로 촉구했다. 교황은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가 해소되도록 매일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작년 11월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교황의 신년 메시지에도 인류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경고가 담겼다. 그는 "전쟁은 어리석고 오만함의 가장 명백한 표징이며, 많은 죄악을 불러온다"고 비판했다.
수시로 평화를 기원하며 갈망하는 천주교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도 12월 6일 청와대로 7대 종단 지도자를 초청,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북한 핵은 반드시 해결하고 압박도 해야 하지만, 군사적 선제타격으로 전쟁이 나는 방식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의 동의 없이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미국에 단호히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장재은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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