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미래를 중시하고 이상주의적 관점을 지향한다.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윤리 중심의 사회를 추구한다. 진보는 평등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를 추구하며 간혹 단체를 만들더라도 집단이나 조직 보다는 ‘연대’라는 개념을 쓴다. ‘수평적 연결’이라는 인식기반을 가지기 때문이다. 진보는 시장 경제 체제의 문제점 극복을 위해 국가가 시장에 간섭하고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럼으로써 불평등을 없애거나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국가가 시장에 개입해 부를 골고루 분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는 과거를 중시하고 적자생존 등의 관점을 지향한다. 보수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으며 도덕 중심의 사회를 추구한다. 범죄자와 노숙자의 원인을 개인의 책임에서 찾으며 계급을 기반으로 한 개인주의를 추구하기에 위계질서가 있는 조직을 구성하며 사회전체를 공동체로 보지 않는다. 보수는 시장 원리를 신봉하며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정부는 개인이 부를 축적하도록 자유롭게 내버려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수는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오히려 이로 인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2014년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자 일베 회원들이 그 옆에서 피자와 치킨 등을 먹으며 냄새를 풍기는 이른바 폭식투쟁을 했는데 얼빠진 보수단체 회원들이 잘한다며 먹을 것을 더 사다준 일도 있었고 천주교 시국미사 때마다 쫓아다니며 종교활동을 방해하는가 하면 수원교구 기산성당에서는 군복차림의 보수단체 회원이 권총처럼 보이는 것을 빼들고 자신을 막아선 성당 관계자를 위협하기도 했다. 천주교 시국미사가 마음에 들지않는다면 자신들도 그러한 집회를 하면 될텐데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종교활동까지도 방해를 하려고 하는 행위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런데 보수 집단은 지금도 막무가내식 시위를 하고 합리적이지 못하고 비이성적인 주장과 행동을 하고 있다. 탄핵 사태 후 집권한 진보정권의 강력한 드라이브 앞에서 무기력하고, 70%에 가까운 대통령의 여론 지지도와 40~50%대의 여당 지지도에 반해, 보수 양당의 지지도는 한 자릿수에 각각 머물고 있지 않은가. 탄핵의 그늘과 새 집권세력의 강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판국이다. 이러한 보수의 부진은 대국적인 견지에서 국정의 건강과 진보의 여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국가적 손실이다. 보수에게 무엇보다 다급하고 중요한 일은 내부의 환골탈태와 정신무장이다.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는 처절한 반성과 변신 없이는 실추한 신뢰를 회복할 감동의 드라마는 기대하기 어렵다.
양 진영의 건전한 경쟁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부패 척결과 합리적 정치 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진영에 대한 구체적 이해와 상대 진영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단단한 보수가 버티어야 예리한 진보가 탄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보수 일색이거나 아님 진보 일색으로 변한다는 것처럼 한국 정치 역사에 끔찍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 정치에서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이루어 전향적으로 견제하고 경쟁한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체제를 유지하면서 성장시키려는 보수와, 평등과 개혁을 우선하는 진보가 건전하게 경쟁하면 정반합의 원리로 끊임없이 모순을 극복하고 전진하게 된다. 자연히 국가와 사회는 역동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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