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9일에 실시된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국내외 찬사가 쏟아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개회식 주제는 ‘행동하는 평화’ 였다”면서 “올림픽스타디움을 수놓은 불꽃놀이처럼 낙관론이 공기를 채웠다” 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는 “‘아름답다’, ‘훌륭하다’, ‘믿지 못할 정도’ 가 개회식을 묘사할 수 있는 단어” 라고 높이 평가했다.
AFP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역사적인 악수를 나눴다” 며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할 때는 관중들이 모두 일어섰다” 고 감격을 전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다음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 입장에 “나뿐만 아니라 세계 모두가 소름이 돋았다” 고 돌아봤다. 일본 언론은 한국의 전통 문화와 4차 산업혁명을 연결하고 소통시켜 계층 간, 세대 간, 민족 간 경계를 허물겠다는 대회 슬로건 ‘하나 된 열정’ 을 제대로 구현했다고 봤다.
국내외 언론과 관중들이 꼽은 감동적인 장면을 일곱 가지로 간추리면 남북 공동 입장, 문 대통령과 김 부부장의 악수 외에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박종아와 정수현 선수가 성화를 가파른 계단을 함께 뛰어오르며 봉송하는 장면, 김연아가 성화 점화 직전 펼친 짧고도 우아한 아이스쇼, 1218개의 드론이 일순간 스노보더와 오륜 마크로 바뀌며 100여명의 스키와 스노보드가 슬로프를 질주하는 장면, 장구 연주자들이 일제히 웃옷을 뒤집자 태극 문양으로 바뀐 장면, 전인권·이은미·하현우·안지영 등이 존 레넌의 ‘이매진’ 을 함께 부를 때 각국 전통 악기 연주자들이 반주하는 모습 등이다.
개·폐회식 예산은 668억원으로 당초 529억원이었다가 새 정부 들어 139억원이 증액됐다. 6000억원을 쏟아부은 2008년 베이징대회의 11%에 그쳤지만 훨씬 알찼다. 송승환 총감독은 다음날 “ 인프라가 부족해 모든 출연자의 숙박, 운송, 전기시설 등을 갖추는 데 비용이 들어 실제 콘텐츠 예산은 200억~300억원 정도였다” 며 “애초부터 적은 예산으로 출발해 힘들었지만 오히려 효과적인 플랜을 짤 수 있었다” 고 돌아봤다. 한편 제일기획은 개·폐회식 대행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6년 12월부터 60명의 전담팀을 꾸리고 14개월 가까이 매달려 개회식 성공에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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