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지구촌 최대의 겨울 스포츠 축제가 '감동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스포츠를 통해 75억 인류에게 평화와 환희, 감동을 안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한 공동 입장과 27년 만에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평화 올림픽’을 성사시켰다며 세계 각지에서 환호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미국의 고위 관료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진전한 것이다. 북한 참가 덕에 입장권 판매에서도 호조를 보여 판매 목표치 대비 100.9%가 발매됐다.
이승훈과 김주식이 각각 폐회식 남북한 선수단 기수를 맡았다. 입장 땐 남북한 선수단이 꼬리를 문 듯 한데 어우러져 들어왔다. 이어 평창 밤하늘엔 ‘수호랑’과 ‘하트’ 드론쇼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문화 공연은 한국적인 색채와 혁신적인 현대 아트를 결합해 올림픽 모토인 평화 메시지를 오롯이 녹였다. 한류 스타 ‘엑소’와 ‘씨엘’이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장이머우 중국 영화 감독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소개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평창동계올림픽은 2월 9일부터 2월 25일까지 17일간 금메달 102개를 놓고 감동의 레이스를 펼쳤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메달)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검정 뿔테를 착용하고 항상 진지한 얼굴을 한 김은정은 '안경 선배'란 애칭이 생겼으며 경기 중 큰 소리로 "영미~"를 외쳐 리드인 김영미는 덕분에 '국민 영미'가 됐다. 강원도 고랭지배추밭에서 스노보더의 꿈을 키워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상호도 한국 스키 사상 올림픽 첫 은메달 쾌거를 올렸다. 썰매에선 스켈레톤 윤성빈(금메달)과 봅슬레이 4인승(은메달)이 값진 결실을 얻었다.
올림픽에 대한 외신 평가도 후했다. 하루에 많게는 80회 등 모두 1200여회의 문화 프로그램을 꾸려 ‘문화 올림픽’을 뽐냈고, 세계 최초의 5G 서비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선보여 ‘스마트 올림픽’이란 명성도 얻었다. 자원봉사자 1만 4500여명이 참여한 대회 운영은 '흠 잡을 게 없는 게 문제'라는 찬사를 받았다. 일부 보수단체와 자유한국당의 광적인 시위는 계속됐지만 '안전 올림픽'과 철저한 도핑 검사로 어느 대회보다 '클린올림픽'으로 치러졌다.
김경두 기자, 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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