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을 들고 가요계에 등장하여 대중음악계에 국악열풍을 일으킨 쌍둥이 가수 가야랑. 얼굴 예쁘고 노래 잘하고, 연주 잘하는것도 부러운데 세상에 이런 자매 없다 싶을 만큼 효심 또한 지극하다. 30대 후반에 들어선 두 딸은 아버지를 만날 때면 서로 아버지 손잡느라 바쁘고 아버지란 말만 나와도 눈물을 글썽인다. 만화가 박제동 화백조차 ‘천연기념물가족’이라 감탄하는 이들 부녀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으니... 바로 기적과 같은 그녀들의 탄생이다.
가야랑 어머니는 가야금 연주가이고, 아버지는 전주의 사업가였다. 촉망받는 연주가와 잘나가는 청년 사업가의 만남은 언뜻 화려하고 로맨틱해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결혼 전 아버지가 큰 사고를 당하며 생사의 위기에 놓였다. 치료가 잘 끝나도 평생 장애인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절뚝거리는 아버지를 끌고 내가 벌어 먹여살릴터이니 걱정말라며 전주시 전동성당에서 결혼식을 감행했다. 자식을 가질 수 있을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적처럼 쌍둥이가 태어났고, 바로 그 쌍둥이가 예랑과 사랑이다. ‘가야랑’ 이란 이름도 사람들이 가야금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야금의 '가야'와 예랑과 사랑의 '랑'을 합한 것이다.
아버지는 딸들에게 최고의 아버지였다. 사고로 인한 장애의 고통에 시달릴 때도, 사업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에 힘겨울 때도 아버지는 한 번도 딸들앞에서 약해지지 않았다. 철이 들고 아버지의 인생을 이해하게 되면서 아버지를 위해 살기로 결심했다는 예랑과 사랑. 국악명인으로 이름을 떨치던 예랑이 대중음악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아버지와 함께 가야금을 더 즐기고 싶어서였다. 아버지의 장애가 딸에게 짐이 될까 두려워 공연장에도 가지 않던 아버지는 가야랑 활동 이후 자연스럽게 방송에 노출되면서 이젠 어디서나 당당한 가야랑의 아버지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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