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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글

정읍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by 두승 2021. 1. 3.

  2020년 12월 7일~11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전북 정읍시 소성면 보화리 대성마을에 거주하는 유종호 할아버지(80)와 장정수 할머니(73) 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대로 당신과 함께’ 5부작이 방송되었다.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 할아버지는 옆 동네로 일을 하러 갔다가 곱디고운 외모의 할머니한테 첫눈에 반해버려 열렬한 구애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지만, 가진 것 없던 시절 부부는 함께하는 시간보다 서로를 그리던 시간이 더 많았다. 머나먼 타국으로 돈 벌러 간 남편을 애틋하게 기다리며 힘든 시절의 기억을 일기장에 기록한 할머니는 남편이 보낸 준 돈은 한 푼도 쓰지 않고 악착같이 저축한 알뜰한 아내였다.

  그랬던 아내가 어느 순간부터 매일 쓰던 일기를 쓰지 않기 시작하더니 음식 맛도 예전 같지 않고, 방금 한 일도 잊어버리기 일쑤였지만 나이 들어 건망증이 심해진 것이겠거니 생각했던 할아버진 가족들의 권유로 실시한 정밀 검사로 '치매'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됐다. 할아버진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지 못한 것 때문에 할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눈물을 쏟으며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그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아내를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사실 종호 할아버진 팔십의 나이에도 동네 이장을 맡고 있는 팔팔한 현역이다. 요즈음 할아버진 웬만하면 모든 자리에 할머니와 함께 동행 한다. 혼자 있을 아내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데 몸을 움직이고 계속 머릴 써 뭔가를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 때문이다. 할머니와 함께 일기 쓰기도 다시 시작했다는 할아버지.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닌 것들이지만 할아버진 오늘도 아내의 기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다. 그동안 못 해준 다정한 말도, 애틋한 표현도 아낌없이 해주고 있는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 이대로 할머니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단 할아버지. 오늘도 부부는 '치매'라는 고약한 녀석과 함께 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