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의석 163석을 얻어 압승했다.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과 열린민주당 3석을 더하면, 범민주당 의석만으로 183석이다. 미래통합당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합쳐 개헌 저지선을 겨우 넘겨 103석을 차지했고, 정의당 6석, 무소속 5석, 국민의당 3석을 얻었다. 민주당은 전체 지역구 의석의 절반 정도인 121곳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무려 103명이 당선되면서 압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야당이 주장한 정권 견제 보다는 대다수의 민심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는 한 시대를 풍미하던 정치인 상당수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시며 여의도를 떠나는 처지가 됐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종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의 맞대결을 벌여 큰 표 차이(1만7308표)로 낙선했다.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이자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심재철(62) 후보도 안양시 동안구을에서 이재정(45)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1만 1409표(12.42%) 차이로 패배했다. 미래통합당 전 대표인 나경원 후보는 동작을에서 정치 신인 이수진 후보에게 패했고 우리공화당 서청원 의원(8선), 민생당 천정배(6선)·정동영(4선)·박지원(4선) 의원도 줄줄이 낙선하며 국회 재입성에 실패했다. 문희상(6선) 국회의장과 함께 이해찬(7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당별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
막말 논란에 앞장섰던 미래통합당 의원들도 대거 낙선했다. 선거 막판 세월호 텐트 막말 파문을 일으킨 차명진 후보가 큰 표 차이로 떨어졌고 민경욱 후보, 김진태 의원도 거친 발언이 부메랑이 됐다. 김후보는 '5·18 유공자는 괴물집단'이라는 발언 등이 쏟아진 토론회를 주최했다가 당 윤리위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가 당적을 옮기며 보수진영의 대표 공격수가 된 이언주 의원도 고배를 마셨다. 또 대구 달서병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우리공화당 대표 조원진 후보도 3위로 낙선했다. 그는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며 문대통령 헐뜯기에 몰입한 인물이다.
정당별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수
미래통합당엔 국민의 삶과 미래를 책임질 능력과 품격이 없었다. 총선 기간 내내 문재인 정부 심판론 확산에 올인했다. 그러나 이같은 접근법은 유권자들이 통합당에 혐오를 느끼는 자충수가 됐다. 선거 막판 터진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 등 막말 논란은 통합당 완패에 쐐기를 박는 악재였다. 말과 행동을 삼가며 논란을 줄이는 조용한 선거를 택한 여당과 대비됐다. 앞으로 미래통합당은 총선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말고 분명한 미래 비전을 통해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괘변과 억지를 부리는 태극기 집회 세력과 같은 골수 우파와 거리를 두고, 합리적인 사고, 품위있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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