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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글

2막 1장, 사랑은 지금부터

by 두승 2021. 8. 14.

 2021년 6월 28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 ‘2막 1장, 사랑은 지금부터’ 1편이 방송되었다. 환갑을 향해 달려가던 인생 후반전,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난 이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전북 정읍시 소성면에서 나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는 임희원(60) 씨와 임연춘(63) 씨 인데,  첫 만남은 희원 씨 농원에서 6년 전 여름, 아로니아 수확을 위해 모집한 인부로 연춘 씨가 참여하면서 이루어졌다.

 


 당시 15년째 혼자 살고 있던 희원 씨는 첫 결혼에서 아들 셋을 얻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는 나무 키우느라 소득이 변변치 않았다. 그래서 아내와의 관계가 계속 삐걱거렸고,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 혼자 사는 인생은 외롭고 쓸쓸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체념했다. 연춘 씨의 삶도 순탄치 않았다. 일찍 결혼했지만 임신이 되지않아서 시험관 시술도 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혼을 당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연춘 씨는 동생들에게 엄마가 되어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밤낮없이 일만 하며 살았다. 그 무렵 아르바이트하러 와서 부지런히 일하는 그녀를 희원 씨는 눈여겨보았다. 연춘 씨도 성격 좋고 말 잘 통하는 그가 왠지 정이 갔다. 말수도 많지 않은 남자가 가끔 툭툭 던지는 농담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렇게 든든한 내 편이 만들어졌다.

 


 희원씨 농원에서 주종은 정원수로 쓰이는 소나무들이다. 웃자란 순들을 가지런히 다듬는 ‘순지르기’를 해야 하는 계절이지만 여름 두릅, 하늘마 등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나무농사를 보완하기 위해 연춘 씨가 벌여놓은 온갖 농삿일이 널려있다. 동트기 전에 일어나 해 질 녘까지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든든한 내 편 하나 생긴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그동안의 외로움을 보상하기라도 하듯 가족이란 선물이 찾아왔다. 듬직한 세 아들에 며느리까지, 덕분에 연춘 씨는 그토록 바라던 ‘엄마’가 되었다. 적적하던 하루하루가 북적북적, 살맛나는 인생이 됐다. 누구보다 행복한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고 있는 연춘 씨와 희원 씨다. 다 늙어서 무슨 운명 같은 사랑이냐고 누군가는 말할지 모르지만 사랑을 시작하는데 늦은 나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