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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글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을 아시나요?

by 두승 2023. 9. 23.

 며칠 전 저녁, 순천의 오천그린광장에서 내리던 비가 폭우로 돌변하는데도 공연을 중단하지않고 어깨가 절로 흔들거릴 정도로 신명나게 연주하던 임동창의 모습이 머리속에 남아서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다. K-pop이 세계무대를 장악한 가운데, 국악을 전공했던 사람들도 대중음악에 참여하여 영역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경계를 허물되 ‘나’를 지키는 것. 이것은 오랜 시간 임동창이 연주해온 음악이기도 하다. 클래식, 국악, 가요, 가곡 등 그의 음악은 자유자재로 경계를 넘나든다. 

 


 그는 전북 군산의 가난한 집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는데 중학교 2학년 때 피아노를 처음 접했다. 방학이 끝나고 만난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고 있을 때 음악 선생님이 가곡 ‘고향집’을 피아노로 연주해주셨는데 그 순간 선율이 모든 감각기관을 통해 쑥 들어왔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음악 선생님에게 달려가 막무가내로 음악실 열쇠를 받아냈다. 17살이 되던 해 머리를 가득 채우는 악상에 작곡을 시작했으며, 20살 때 피아노 페달에 구멍이 날 정도로 하루 15시간 이상을 혼신을 다해 열정을 쏟은 뒤 피아노로부터 자유로워졌다. 

 


피아노로 시작된 임동창의 음악에 변화가 생긴 것은 장구 소리에서 기인한다. 양악은 직선인데, 국악은 이와 반대로 곡선의 소리 표현이다. 악보를 보고 정확한 음정과 박자를 연주하는 것에 익숙해 있던 시절, 장구 장단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장구는 명확한 음을 짚어내는 서양음악과 달리 소리를 자유자재로 휘감으며 감정과 에너지를 마음껏 표현한다. 곡선의 음악은 그저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든 것을 아우른다. 이러한 기분으로 만든 것이 그의 ‘허튼 가락’이다. 

 


 피아노 치는 국악인 임동창은 자신의 오랜 화두였던 ‘나만의 오롯한 음악’을 위해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악기를 하나로 만들었다. 일반 피아노는 건반을 누르면 양모 해머로 쇠줄을 때리기 때문에 부드러운 소리가 난다. 그런데 소리는 작다. 그는 '쳄발로' 처럼 거칠고, 소리가 크며, 원초적인 소리를 원했다. 해머에서 양털을 제거하니 이러한 악기가 되었다. 국악을 연주할 때 사용하는 지금의 피앗고(피아노와 가얏고의 합성어)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공연을 할 땐 항상 그랜드 피아노 두대를 가지고 다닌다.

 


 지금은 ‘풍류학교’에서 지내고 있다. 일부러 학생을 모집한 적은 없다. ‘행복하게 살기’ 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받아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하나 둘 소문을 듣고 찾아왔고, 2008년 4월 전북 남원에서 한 학부모가 내어준 100년 된 한옥에서 7명의 학생들과 기거를 시작했다. 16년간 이곳을 거쳐 간 학생들은 100여 명 정도이다. 지금은 완주군에서 12명의 문하생과 함께 살고 있다. 수업료는 따로 받지 않고 생활비만 형편 되는대로 조금씩 보태서 함께 생활한다. ‘풍류학교가’ 는 단순히 음악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두지 않는다. 그는 예술을 넘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행복하게 살아갈 인간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아래 동영상을 시청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9rjaNDQSGjE&pp=ygUW7J6E64-Z7LC9IO2SjeulmO2Vmeq1kA%3D%3D 

 

김덕수와 임동창의 신바람

https://www.youtube.com/watch?v=CdZP2kKbR0s&pp=ygUj6rmA642V7IiY7JmAIOyehOuPmeywveydmCDsi6DrsJTrnow%3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