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2025년 1월 27일부터 31일까지 '해영 씨의 이상한 진료실' 편을 방영했다. 환자가 먼저 들어와 문을 여는 병원이다. 새벽부터 환자들이 드나들며 병원 운영에 자연스럽게 참여한다. 침대의 전기장판에 불을 넣고, 찜질팩을 정리하는가 하면, 단골 환자인 애순 할머니(78)는 병원 직원들을 위해 손수 아침 식사를 준비 하기도 한다. 환자들은 수시로 군것질 거리를 가져와서 의사 입에 넣어주고, 김장철에는 김치를, 동짓날에는 팥죽을 병원에 가져오는 등 병원 가족을 자신의 가족보다 더 끔찍히 생각한다.
원장 정해영 씨(54)는 환자들을 '엄마', '이모', '삼촌'으로 부르며 친근한 관계를 유지한다. 가운을 벗고 반말을 섞어 진료하는 그의 방식은 환자들이 쉽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어디가 아픈지 제대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병의 반은 치료된다' 고 말하며 환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해영씨가 이처럼 특별한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며 병원을 운영하게 된 데에는 9년 전 자신이 위암 진단을 받고 생사를 오갔던 경험 때문이다. 수술대 위에서 ‘내가 세상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를 고민한 그는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자’는 답을 내렸다.
2남 1녀인 해영씨의 가족은 아버지부터 막내 여동생까지 의사가 4명이다. 해영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 기업의 IT회사에서 일하다가 서른 하나에 의대에 입학하여 마흔에 의사가 되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그가 전남 영광군 버스터미널 옆에 ‘영광미래의원(061-352-1475)’을 개원한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시골 어르신들이 언제든 마음 편하게 진료를 받으러 드나들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어제 밤 꿧던 꿈얘기부터, 대놓고 엄살을 부리는 환자, 진료실을 놀이터나 사랑방으로 여기고 드나드는 어르신들에게 부담을 느끼지않고, 아프지않아도 가고 싶은 특별한 병원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병원 직원들도 해영씨 못지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장비를 다루는 과정에서 손에 굳은 살이 생길 정도로 병원 일에 몰두하는 물리치료사 박재중씨(51), 응급 구조사로 인연을 맺어 매일 한 시간 반 거리를 오가며 출퇴근하는 박영희씨(40), 데스크 직원 김 설씨(35), 광주시내에서 아들과 함께 매일 동행하는 약사인 어머니 박화순(82)씨 등 모두가 환자들을 하나의 가족처럼 만들어가고 있다.
'감동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을 아시나요? (2) | 2023.09.23 |
---|---|
연 매출 3억 서민갑부 파스타 맛집 (0) | 2022.02.23 |
한국 덕에 인도네시아 시골 여성들 신났다 (0) | 2022.01.18 |
60년 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 (0) | 2021.12.24 |
역사의 인물 '안의와 손홍록' (1) | 2021.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