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탐방일시:2023년 11월 8일
0 내장산 산행을 마친 뒤 시내방향으로 들어오다가 '정읍시청소년수련관'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하고 '정읍사공원'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백제 여인의 망부상을 ‘정읍사’의 상징물로 세운 곳이다. 이 고을에 살던 사람이 장사을 하러 먼 길을 갔는데 돌아오지 않자 그 아내가 산에 올라 길을 바라보며 남편을 걱정하면서 안녕을 기원하는 ‘정읍사’를 불렀다고 한다.
'정읍사공원'에 자리한 망부상은 허리띠를 두른 백제 여인의 의상이다. 치마저고리가 하얀 색깔이며 아래까지 단이 있는 반코트를 입고 있다. 망부상은 지금도 남편을 기다리는 듯 간절한 염원을 담은 채 정읍시가지를 바라보며 서 있다.
(정읍사 원문)
ᄃᆞᆯ하 노피곰 도ᄃᆞ샤 어긔야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 ᄃᆡᄅᆞᆯ 드ᄃᆡ욜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ᅌᅵ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 ᄃᆡ 졈그ᄅᆞᆯ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현대어 번역)
달님이여, 높이금 돋으사 아아, 멀리금 비치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저자에 가 계신가요. 아아, 진 곳을 디딜세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 것이나 다 놓으시라. 아아, 내 가는 곳 저물세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수제천'(壽齊天)은 고려 왕조 초기 옛 백제의 가요인 '정읍사'(井邑詞)에 곡을 붙였다고 해서 '정읍'(井邑)으로 불리다가 조선 후기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 곡은 듣는 이들에게 하늘처럼 영원한 생명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정읍사는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유일한 백제 노래로 '고려사악지' 에 배경 설화가, '악학궤범' 에 가사가 실려 있다.
'수제천'의 역사는 우리 민족의 자존감과 연관돼 있다. 고려가 건국되고 민족 자존감이 가장 높던 때, 당나라 음악이 아닌 우리 고유의 음악을 찾게 되었다. 그게 바로 '정읍'이었고, 470년 동안 고려시대 궁중음악으로 연주되었다. 이후 조선시대에 사대주의가 극성을 부리자 사라졌다가, 조선 후반기에 다시 부활했다.
조선 순조 때부터 궁중음악으로 연회, 사신 접견 등에 널리 사용된 '수제천'은 굉장히 웅장하고 유려(流麗)한 특색이 있다. 1972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민속음악경연대회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는데 심사위원들이 '천상의 하모니'라며 극찬했다. 그 후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에서 수제천이 널리 알려지고 각광을 받게 되었다.
‘정읍사공원’ 주변에는 정읍시립미술관, 예술회관, 국악원 등이 위치해 있어서 ‘정읍문화공원’으로도 불린다.
국립국악원의 ‘수제천’ 연주곡
https://www.youtube.com/watch?v=OANnUZVjfLE&pp=ygUZ7IiY7KCc7LKcIOq1reumveq1reyVheybkA%3D%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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