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뉴스를 보면 대부분 답답한 내용뿐이어서 TV는 자주 보지 않는다. 오전에는 주로 운동을 한다. 맨발걷기 1시간 20분, 국가정원 편백숲에서 신발 신고 1시간 20분 정도를 걷는데 하루 운동량은 17,000보 가량이다. 특히 맨발걷기는 밤에 숙면을 이룰 수 있고 혈액 순환에 좋기 때문에 비가 와도 매일 끈기있게 하고 있다. 오후 시간에는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한 뒤 문인화(꽃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점심 때는 두 자매와 함께 1주일에 1~2 차례 외식을 하는데 어제는 순천만국가정원 서문 건너편에 있는 프랑스 가정식 르꼬앙에 갔다. 순천 오천동의 양식집인 르꼬앙은 프랑스 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다. 요즈음 항공료가 너무 비싸서 해외 여행가기도 힘든데 그곳에 가보면 유럽 여행을 온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한우 쇠고기와 레드와인 스튜로 요리한 뵈프 부르기뇽 & 빵(27,000원) , 토마토와 다진 소고기, 베샤멜 크림으로 만든 수제 라자냐(18,000원), 생맥주(8,000원), 커피(4,500원), 빵(3,000원)인데 나는 이중에서 빵이 제일 맛있었다. 유럽 여행 가서 먹어본 것과 아주 같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 그대로이다. 생맥주와 커피도 유럽 스타일 이었다. 값은 조금 비쌌지만 두 자매도 아주 만족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무이고, 브레이크타임은 오후 3시 부터 5시 까지이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처제가 요즈음 인기있는 영화가 상영중이라고 해서 신대 CGV를 찾았다. 이곳은 극장 상영관이 다리를 보조 의자에 올리고 쭉 뻗을 수 있어서 아주 좋다. 절찬 상영중이라는 영화는 ‘달짝지근해: 7510’이었는데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직진 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바뀌는 이야기로, 7510은 영화의 주인공, 약간 부족한 듯한 치호와 똑똑한 일영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중년의 로맨스와 코믹의 교묘한 결합이 영화의 핵심이며, 처음에는 지나치게 구식 영역으로의 이탈에 대한 우려가 들지만 기우는 금방 해소되고, 관객들도 어느새 '사랑'이란 감정이 주는 달짝지근한 맛으로 물들게 된다. 영화 '달짝지근해'는 유쾌한 놀라움으로 전개되며 감성을 지속적으로 간지럽히고 상영 시간 내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강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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