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사람은 산을 옮길 수도 있습니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을 만큼 처절하게 실패하고 부서지고 파멸된 사람도, 중환자실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도 기적을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은 기도하는 것 입니다.
그런데 기도는 명분이 있고 세상의 이치에 맞아야 합니다. 이기심이 가득한 기도는 하느님께서 귀를 기울여주시지 않습니다. 시합에 나가서 1등하고 입학시험에 합격하고 돈을 많이 벌고 행운이 따르는 등 자신에게만 이익이 되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기도는 하느님을 감동시킬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도는 자신을 위한 것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는 기도가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산이 옮겨져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면 그렇게 하십니다. 그런데 내 기도와 하느님의 뜻이 맞아야겠지요. 내 믿음과 기도가 선의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내 생각이고, 하느님의 뜻에 맞는지는 알 수 없지요. 그래서 善意의 기도란 내 뜻이 아버지의 뜻과 다를 수 있다는 것, 하느님은 몇 사람만을 바라보고 계시는 분이 아니고 복잡한 세상만물을 다스리고 계시어서 그 분만의 섭리가 계시다는 것을 믿는 진실한 믿음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진실한 기도란 내 생각대로가 아니고 아버지의 뜻에 따르고자 함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박기호 신부,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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