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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평창 성필립보 생태마을 피정

by 두승 2019. 4. 4.

0 일시 :  2019년 3월 29일~31일

0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도돈리에 위치한 성필립보 생태마을은 수원교구 환경센터에서 건립한 환경생태농원이다. 평창강이 휘도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이곳은 산과 강이 시원스럽게 보이고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숙소는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휴식 공간이요, 에너지 충전의 장소이다. 



생태마을 본관


황창연 신부는 행복하게 살고 싶은 이들이 모여 쉴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수소문한 결과 적당한 땅을 찾았다. 천주교 수원교구가 기증받았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개발을 하지 못했던 땅이었다. 사정을 이야기하니 교구청에서도 선뜻 허락했다. 하지만 개발 자금이 없었다. 그때 천사가 나타났다. 그 천사는 김창린(필립보) 신부였다. 황 신부가 신학생 때 본당 신부로 모셨던 인연이 있던 김 신부는 당시 수원교구의 원로사제였다. 사정 이야기를 전해 들은 김 신부는 문중에서 장학금으로 쓰려고 모아 두었던 돈을 선뜻 내주었다.  



이곳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피정의 집, 청소년 환경교육장, 가족 여행 숙소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방바닥이 아주 따뜻하다.







이곳에 오기전 산행한 옥녀봉(왼쪽)과 거슬갑산(오른쪽)이 숙소 베란다에서 보인다.




유기농 채소로 만든 반찬이 깔끔하고 맛있다.



황창연 신부는 1992년 천주교 수원교구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1995년 평택 비전동성당 주임, 1995년 천주교 수원교구 환경위원회 위원장, 2000년 오포 능평성당 주임, 2003년~2006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총무, 2005년~현재 강원도 평창 '성필립보 생태마을'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황창연 신부는 행복특강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그리고 ‘나’ 라는 의미심장한 가르침을 전한다. 공허한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나' 자신부터 행복해야 한다. 자식들한테 재산 물려줄 생각 하지 말고 내가 번 돈으로 여행도 떠나고, 맛있는 것도 누가 사주길 기다리지말고 내가 사먹으라고 한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에게 행복을 전할 수도 없다고 한다.


황창연 신부는 어릴 때부터 심한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았다. 중학생이 되자 아예 팔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학교도 갈 수 없었던 그의 유일한 놀이터는 집 근처에 있는 성당이었다. 그 무렵 어디선가 그에게 ‘이곳이 네 집이다’ 라는 부르심이 들렸다고 한다. 이게 무슨 뜻일까 한참 생각하다가 성당이 내 집이라면, 나는 신부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신부가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단다. 신부가 되면서 류마티스 관절염은 호전되었지만 위암이 찾아와 6년 전에 위의 3분의 1을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기도 한 황신부는 꽤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그의 행복론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황토로 만든 건물이 많다.




생태마을에서는 피정도 하지만 청국장, 된장, 고추장을 만들어 파는 일도 한다. 주변 콩 농가를 돕겠다고 시작한 된장 사업은 급성장했다.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황토방에서 발효시켜 만든 된장은 입소문이 났다. 특히 효자 상품은 청국장 가루다. 황 신부는 청국장에 애착이 많다. 위암 수술까지 한 그는 청국장 가루를 먹으며 편한 속을 유지하게 됐단다. 첫 해 500만원어치 팔린 청국장 가루가 지난해에는 30억원어치가 팔렸다. 


성필립보 생태마을엔 300개의 장독이 있다. 국산 콩을 사들여 솥에 삶아 메주를 만든다. 농약 안 친 짚을 구해 바람이 잘 통하는 처마 밑에 한달간 매달아 놓으면 하얀 곰팡이가 핀다. 이 메주를 황토방에서 보름 정도 더 발효시켜 말린다. 유약을 바르지 않은 숨쉬는 항아리에 말린 메주를 넣고 간장과 된장을 만든다.




원두막엔 난로가 있어서 항상 따뜻하다. 


생태마을 주위로 평창강이 구비구비 흐른다.


산책로도 잘 만들어 놓았다.








이곳은 황창연 신부가 직원들과 매일 미사를 드리던 경당인데 지금은 유튜브에 올리는 '매일미사 강론'을 촬영하는 곳이다.



밤 사이 눈이 와서 옥녀봉이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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