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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방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병

by 두승 2020. 8. 21.

  인류를 공포로 몰아가는 전염병은 끊임없었습니다. 12세기는 나병, 14세기는 흑사병, 16세기는 매독, 발진티푸스, 천연두 19세기는 백색 페스트, 결핵 20세기는 스페인독감, 에이즈 등이 인간을 공포의 올무로 매었습니다. 21세기는 바이러스로 인한 2002년 사스, 2012년 메르스 그리고 2019년에 시작된 코로나19로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이번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무서운 것은 치사율보다는 '무증상감염'과 '빠른 전파 속도'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공포는 국가의 문을 걸어 잠갔으며 하늘 길을 봉쇄했습니다. 경제는 곤두박질쳤고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고 서로 기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손바닥을 맞잡던 반가움의 표시가 주먹을 쥐고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바꿨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반가움을 표시하던 얼굴은 마스크로 가려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마음의 염려'입니다. 염려는 마음을 무기력하게 하는 바이러스입니다. 우리는 코로나19의 감염도 막아야 하지만 사회를 옥죄고 있는 공포와 염려도 치유해야 합니다. 인생을 갉아먹는 두 가지 적이 있는데 하나는 어제에 대한 후회요, 다른 하나는 내일에 대한 염려입니다. '근심'이 일어난 일에 대한 걱정이라면 '염려'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입니다. 근심한다고 과거가 바뀌거나 염려한다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염려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염려는 염려함으로 해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쩔 수 없는 일로 걱정함은 부질없는 것이요, 해결 가능한 일로 속태움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현재의 삶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노력하면 미래는 밝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미리 걱정하기 보다는 오늘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문병하 목사, 한겨레 휴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