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상방

바람의 딸, 한비야의 유언장

by 두승 2020. 12. 1.

  한비야는 1958년생으로 원래 이름은 '한인순'이었는데 천주교 세례명이었던 비아(Pia)를 본명으로 삼아 개명했다. 저서로는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1~4권,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 등이 있다. 1986년 홍익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국제홍보학 석사 학위를 받고 월드 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이 되었다. 지난해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한비야는 35세가 되던 해, 국제홍보회사인 버슨-마스텔라 한국지사의 일을 그만두고 7년간 60여 개국을 대부분 도보로 여행을 했다. 이때 돌아다닌 거리를 계산해보니 얼추 지구 3바퀴 반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시리즈 4권을 냈다. 비행기를 거의 타지 않고, 민박을 하면서 대부분 현지인들과 어울려 다니며 현지문화 체험에 중점을 두었다.

 

  한비야는 한국 나이로 60세에 결혼했다. 남편인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네덜란드)과는 2002년 아프가니스탄 북부 헤라트의 한 긴급구호 현장에서 동료로 만나 멘토, 친구, 연인 관계를 거쳐 만난 지 15년 만인 2017년 11월에 결혼했다. 결혼 4년 차에 접어든 한비야가 남편과 같이 쓴 결혼 에세이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에서 유언장을 쓴 이유를 밝혔다. “죽음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려는 것" 이라며 “나 먼저 떠난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여태까지 하고 싶은 거 실컷 하며 재밌게 살아서 이제 가는 거 하나도 아쉽지 않아요” 라고 했다.

 

이집트 시나이산

  이글을 읽고 나도 그런 생각을 종종했기에 공감을 했다. 요즈음 고흥 지역 산행을 하면서 풍광이 너무나 좋아서 산행 중 넘어져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산행을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비야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취미 생활도 서예, 사군자, 서각, 단소, 농악, 난타, 탁구 등 꽤나 해봤고 해외여행도 40여 차례 다녀왔고 산 봉우리도 이곳 저곳 1,000군데 넘게 올라 별의 별 풍경을 다 구경했으니 이만하면 흡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제 세상과 이별을 한다고 해도 후회할 일도 누구를 원망할 일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요즈음 코로나 바이러스도 극성이니 봄철까지는 타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집 근처 산과 국가정원에서 운동을 하며 체력을 단련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