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전이나 올해의 트럼프 선거 전략은 단 하나다, 바로 철저히 편 가르기이다. 오직 내편의 사람들만을 챙기고 내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눈길조차도 주지 않는다. 트럼프가 등장하면서 미국의 정치적 갈등과 반목은 전쟁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심각해졌다. 정치적 양극화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검찰개혁,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우리의 여론은 갈기갈기 찢겨져있다.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양극화의 주범은 정치인이다. 정치인 중에서도 보수적인 정치인들이 그 중심에 있다. 그들이 가장 손쉽게 표를 얻을 수 있는 전략은 지역, 계층, 이념 등으로 편을 가르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못지않게 또 다른 공동정범은 '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 업자들이다. 수익 창출을 위해 각 이용자별로 정치적 성향 등을 분석하여 만들어낸 알고리즘을 통해 각자의 취향에 맞는 뉴스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소셜 미디어 중독을 만들고 정치적 양극화를 조장한다. 문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뉴스나 정보들이 확인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가짜뉴스가 많다는 점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고, 자유로운 토론이 넘쳐나는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소셜 미디어는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좀비로 전락하였다.
나와 상대방의 의견과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관용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지탱해주는 초석이다. 지금처럼 보수적인 정치인들이나 소셜 미디어가 정치적 양극화를 지속적으로 강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면 민주주의가 위태롭게 된다. 특히 소셜 미디어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의견과 다른 관점과 콘텐츠를 접촉하여 상대방에 대한 관용을 키울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수정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가 더 이상 사회를 분열시키기보다는 사회통합을 촉진시키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권혁남 교수,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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