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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방

토끼풀로 5억을 버는 사나이

by 두승 2021. 2. 18.

 네 잎 클로버를 대량으로 생산해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부자농부가 있다. 스타벅스에 하루 2만 장 이상의 네 잎 클로버를 납품하는 등 토끼풀로 연 5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홍인헌씨의 이야기다.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는 네 잎 클로버는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 그것을 따기 위해 몸을 숙인 덕분에 그 위로 날아든 총알을 피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 클로버는 세 잎 클로버가 대다수인데 네 잎 클로버는 세 잎 클로버 1만 장당 한 장꼴로 생기는 일종의 돌연변이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홍인헌씨는 20년 넘게 화훼농사를 지었지만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자 네 잎 클로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수년간 네잎 클로버가 난 줄기를 잘라 옮겨심는 등 수십번의 종자개량을 통해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국립종자원에 품종등록까지 마쳤다.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네 잎 클로버는 사업 초기만 해도 일반 화훼처럼 판매되었다. 다듬을 틈도 없이 빠르게 뻗어 자라는 탓에 남은 물량은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을 전환해 식용 식물로 네 잎 클로버의 가치를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용이 가능하다’는 인증을 획득하자 63빌딩 내에 있는 일식당, 양식당 등에 주로 꽃을 공급했는데, 식용 네 잎 클로버를 공급하자 빠르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발빠른 전환 덕에 대기업에까지 유통 판로를 넓히게 된 것이다.

 그는 화훼 시장일수록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는 선구자적 사업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최근 청탁금지법 시행 등으로 화훼 업계가 시름에 빠져 있고 여기에 공급자 증가, 인건비 및 연료비 상승, 이미 개발된 품종에 대한 로열티 지불 등으로 남는 것이 없는 상황이기에 홍 대표의 발상은 의미가 있다. 그가 식용 네 잎 클로버라는 신제품을 개발해 대기업 납품까지 하게 된 것도 최초라는 두려움, 실패 위험 등을 감수한 덕분이다.